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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수면 아래 가라앉는 나라들과 도시들: ④인도양과 카리브해

신혼 커플과 은퇴자 부부들의 ‘여행 로망’ 몰디브 금세기 안에 침몰 위기
화산섬 아닌 산호섬이어서 해발고도 낮아 해수면 상승의 직격탄 맞을 운명 
비슷한 처지의 카리브해 바베이도스 총리는 ‘기후 난민 10억 명 발생’ 경고 

김시월 대기자 | 기사입력 2023/04/09 [17:20]

해수면 아래 가라앉는 나라들과 도시들: ④인도양과 카리브해

신혼 커플과 은퇴자 부부들의 ‘여행 로망’ 몰디브 금세기 안에 침몰 위기
화산섬 아닌 산호섬이어서 해발고도 낮아 해수면 상승의 직격탄 맞을 운명 
비슷한 처지의 카리브해 바베이도스 총리는 ‘기후 난민 10억 명 발생’ 경고 

김시월 대기자 | 입력 : 2023/04/09 [17:20]

인도 아대륙(亞大陸)의 서남쪽 인도양 한가운데에 점점이 붓으로 찍어 놓은 듯 1,192개 섬이 방울방울 몰려 있는 몰디브는 전 세계의 신랑 신부들에게는 허니문의 로망으로 손꼽힌다. 눈부시게 푸르디푸른 하늘 아래, 잔잔하게 일렁이는 에메랄드빛 바다 위에 하나씩 하나씩 앙증맞게 떠 있는 섬마다 인생 새 출발을 하는 커플들을 지상낙원으로 끌어들인다. 일할 수 있을 때 열심히 일한 뒤 은퇴하여 시간과 돈을 가진 은퇴자 부부들에게는 모처럼 인생의 호사(豪奢)를 누려볼 멋진 기회를 제공한다.

 

그런 몰디브가 아마도 금세기 안으로는 해수면 아래로 가라앉아 더이상 신혼여행 커플과 은퇴자 부부들의 여행지 검색 대상에서 영원히 사라질지도 모른다. 이산화탄소 등 지구 온실가스의 무분별한 배출로 인한 지구온난화의 결과 인류의 통제를 벗어난 기후변화 위기가 닥쳐 전 세계의 해수면이 걷잡을 수 없이 상승하고, 그에 따라 대양 한가운데 떠 있는 저지대 섬나라들이 거짓말처럼 사라질 수도 있다는 것이다. 기후변화의 미래에 대한 단순한 걱정 차원이 아니라 세계 기상기후전문가들의 예리한 분석 전망 결과이다.

▲ 하늘에서 내려다본 몰디브 수도 말레의 전경. 말레 섬은 딱 보기에도 이렇게 작아 보이는데, 오히려 몰디브 1,192개의 섬 가운데 땅이 가장 넓다. 크고 작은 빌딩들이 빈틈을 보이지 않고 빼곡히 들어서 있는 말레 섬 뒤로 길쭉하게 뻗어 있는 곳은 훌룰레 섬으로 몰디브 ‘바다의 하늘 문’인 말레국제공항이 자리하고 있다. 몰디브는 지구온난화가 지속되면 맨 먼저 수몰될 섬나라 가운데 하나로 지목된다.    

 몰디브(Maldives)1,192개의 산호섬으로 이루어진 섬나라로 수도는 말레(Malé)이다. 이 많은 산호섬들은 대부분 고리 모양으로 배열되어 안쪽은 얕은 바다를 이루고 바깥쪽은 큰 바다와 닿아 있는 환초(環礁) 26개를 형성하고 있다. 그중에서 약 100여 개의 섬이 고급 리조트로 개발되어 전 세계의 허니문 커플과 은퇴자 부부를 끌어모은다. 국토면적은 총 298로 우리나라 강화도와 비슷하며 서울특별시의 절반 수준이다, 인구는 2022년 기준 약 39만여 명으로 경기도 파주시 규모이다.

▲ 지구온난화로 인한 해수면 상승으로 산호초 섬나라 몰디브가 바닷속으로 가라앉을 위기에 처하자 전 세계인의 경각심을 불러일으키기 위해 몰디브 대통령과 장관들이 지난 2009년 바닷속에서 국무회의를 하던 모습. 산소마스크와 물안경을 쓰고 책상에 방수 서류를 펴놓은 채 수중회의를 하고 있다.    

 몰디브는 천 개가 넘는 섬이 있는데도 영토 중 가장 높은 곳이 해발고도 2.4m에 불과하다. 그리하여 태평양의 투발루나 나우루, 키리바시 등과 마찬가지로 해수면 상승에 의해 국토가 갈수록 물에 잠기고 있어 머지않아 대부분 소실될 위기에 놓여 있으며, 여러 개의 섬은 이미 수몰되어 없어졌다. 몰디브가 이처럼 해발고도가 낮은 것은 바닷속에서 용암을 뿜어내어 굳어진 화산섬이 아니라 생물체인 산호의 사체들이 모여 쌓인 산호섬이기 때문이다.

 

유엔 산하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 간 협의체’(IPCC)는 최근 지구온난화에 따라 전 지구적으로 해수면이 18~59상승할 것으로 예측되는 2100년쯤에는 몰디브 대부분의 산호섬이 물에 잠겨 더이상 사람이 거주하지 않는 바다로 변할 것이라고 예측한 바 있다.

 

18세기 중엽부터 시작된 산업혁명 이래 지구의 평균 기온은 대략 1.5가량 상승했는데, 이 추세가 그대로 이어진다면 2100년쯤에는 지구 평균 기온이 산업혁명 당시 대비 무려 4도 가량이나 높아져 해수면 상승이 걷잡을 수 없는 상황까지 다다를 전망이라는 것이다.

 

사실 해수면 상승은 남북극과 고산지대의 얼음이 녹는 것에도 크게 영향을 받지만, 그보다는 수온 상승으로 인한 바닷물의 열팽창이 더 큰 위험 요소라고 한다. 물은 온도가 높아질수록 부피가 늘어나기 때문이다. 해양생물인 산호가 죽어서 쌓여 생긴 산호섬은 그 특성상 해수면 위로 많이 높아질 수 없는 까닭에 몰디브는 해발고도가 1~2m의 저지대여서 이러한 바닷물 열팽창에 매우 취약할 수밖에 없는 운명이다.

 

몰디브 정부는 이러한 위기 상황을 널리 알려 전 세계적으로 기후변화에 대한 경각심을 일깨우려 다방면으로 애쓰고 있는데, 그중 하나가 국제적으로 크게 유명해졌던 수중국무회의였다. 2009년 당시 몰디브는 내통령과 주요 장관들이 산소마스크와 물안경을 쓰고 바닷속 책상에 나란히 앉아 국무회의를 하는 장면을 세계 주요 언론을 통해 알렸다. 이때의 현장 사진과 동영상은 그야말로 빅 히트를 쳐서 세계인들에게 지구온난화-기후변화-해수면 상승에 대한 경각심을 크게 일깨웠었다.

▲ 하늘에서 내려다본 몰디브 수도 말레의 전경. 말레 섬은 딱 보기에도 이렇게 작아 보이는데, 오히려 몰디브 1,192개의 섬 가운데 땅이 가장 넓다. 크고 작은 빌딩들이 빈틈을 보이지 않고 빼곡히 들어서 있는 말레 섬 뒤로 길쭉하게 뻗어 있는 곳은 훌룰레 섬으로 몰디브 ‘바다의 하늘 문’인 말레국제공항이 자리하고 있다. 몰디브는 지구온난화가 지속되면 맨 먼저 수몰될 섬나라 가운데 하나로 지목된다.    

 

 하지만 각국의 기후변화 대응 노력에도 불구하고 지구 전체의 해수면 상승은 계속되고 있어서 저지대 나라들과 도시들의 수몰 위기는 계속되고 있다. 이처럼 어쩔 수 없는 상황에서 2010 몰디브 정부는 급기야 물 위에 떠 있는 수상도시를 건설해 주민들을 이주시킨다는 획기적인 대책까지 마련하기도 했다. 국토 전체가 물에 잠기기 전에 수십만 명의 국민이 이주할 새 국토를 마련할 방법을 찾아보자는 궁여지책의 하나였다.

 

몰디브의 이브라힘 모하메드 솔리 대통령은 지난 2021UN회의에서 산업화 이전 대비 지구 평균 기온 상승 폭인 현재의 1.5와 미래 2의 차이는 몰디브에게는 사형 선고와 같다. 만약 세상 사람들이 세계를 구하기를 원한다면, 먼저 몰디브를 구하는 것이 세상 구하기의 시작점이 될 것이다라고 전 세계를 향하여 일갈(一喝)한 바 있다. ‘온실가스 배출 지구온난화 기후변화 해수면 상승 저지대 수몰의 전 지구적 재앙에 대한 뼈아픈 경고였다.

 

한편 카리브해의 섬나라 바베이도스의 운명 역시 몰디브와 별로 차이가 없다. 중앙아메리카 동쪽 카리브해에 위치한 바베이도스는 국토면적 430로 대략 경기도 평택시와 비슷하며, 인구는 28만여 명으로 경기도 군포시와 비슷하다. 서쪽으로는 카리브해, 동쪽으로는 대서양을 끼고 있다. 카리브해에는 쿠바, 자메이카 등처럼 큰 섬들과 바베이도스 같은 작은 섬들이 무수히 떠 있는데, 그중에서도 바베이도스가 침몰 위기 1로 꼽힌다.

▲ 남미대륙 베네수엘라 북동쪽에 자리 잡아 서쪽으로는 카리브해를, 동쪽으로는 대서양을 끼고 있는 작은 섬나라 바베이도스는 1년 내내 온화한 기후와 아름다운 풍광, 그리고 비교적 넉넉한 경제력 등으로 인해 그야말로 ‘카리브해의 낙원’으로 꼽히지만 전 지구적 재앙인 해수면 상승의 직격탄을 맨 먼저 맞을 위기에 처해 있다. 사진은 바베이도스의 수도 조지타운의 모습. <NAPA/Shutterstock.com>    

바베이도스의 이 같은 위기 상황을 전 세계에 알리고자 바베이도스 미아 모틀리 총리는 지난해 제27차 유엔기후변화협약당사국회의(COP27) 정상회의에서 온실가스 배출의 책임이 큰 선진국들이 당장 기후 위기에 대응하지 않으면 머지않아 10억 명의 기후 난민이 발생할 것이라고 경고한 바 있다. 기후변화에 따른 해수면 상승의 결과로 말미암아 저지대 사람들의 대탈출이 발생하면서 살기 위한 땅을 놓고 만인에 대한 만인의 투쟁이 벌어질 수 있다는 심각한 경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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