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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준금리 2연속 동결, 복합 경제 위기 돌파구 서둘러 찾아야

박근종 칼럼리스트 | 기사입력 2023/04/12 [18:41]

기준금리 2연속 동결, 복합 경제 위기 돌파구 서둘러 찾아야

박근종 칼럼리스트 | 입력 : 2023/04/12 [18:41]

[월간 기후변화/박근종 칼럼리스트] 한국은행이 지난 4월 11일 금융통화위원회를 열고 기준금리를 현 수준인 연 3.50%로 동결했다. 지난 2월 23일 열린 ‘통화정책방향 결정회의’에서 기준금리를 3.5%로 동결한 데 이은 두 차례 연속 동결이다. 금융통화위원회는 의결문에서 “국내 경제의 성장률이 낮아지고 주요국에서 금융 부문 리스크가 증대되는 등 정책 여건의 불확실성이 크다.”라며 “인플레이션 둔화 속도, 여타 불확실성 요인들의 전개 상황을 점검하면서 추가 인상 필요성을 판단해 나가는 것이 적절하다고 봤다.”라고 밝혔다. 한국은행 이창용 총재는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기존에 내놓은 1.6%보다 낮을 것이라고 밝혔다. 금통위가 고물가 현상보다 경기 침체 문제를 훨씬 심각하게 보고 있다는 방증(傍證)으로 결국, 경기 부진에 대한 우려가 기준금리 연속 동결의 배경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올해 들어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4.2%까지 떨어졌으므로 경기 부양을 위해 금리를 올리지 않고 상황을 지켜보기로 한 것이다. 통계청이 매월 발표한 ‘소비자물가동향’을 보면 지난 1월 소비자물가지수는 110.11(2020년=100)로 1년 전 같은 달보다 5.2% 올랐고, 2월 소비자물가지수는 110.38(2020=100)로 전년 동월 대비 4.8% 상승하였고, 3월 소비자물가지수는 110.56(2020=100)으로 전년 동월 대비 4.2% 상승하였다. 한국은행이 올해 경제성장률이 지난 2월 전망치 1.6%를 밑돌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한 것은 그새 경제가 더 나빠졌다는 의미다. 국제통화기금(IMF)도 지난 4월 11일 올해 세계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2.9%에서 2.8%로 0.1%포인트 낮춘 데 이어, 한국은 1.7%에서 1.5%로 0.2%포인트 낮췄다. 지난해 7월과 10월, 올해 1월에 이어 4연속 하향 조정이다. 주요 10개국 중 4연속 하락은 유일하게 한국뿐이다. 반도체 경기의 급랭과 중국의 ‘리오프닝(Reopening │ 경제 활동 재개) 효과’ 지연에 따른 대중 수출 위축의 영향이 한국에 집중된 탓이다.

▲ 박근종 칼럼니스트    

 

금리 동결에 대한 시장 반응은 대체로 호의적이지만 지난 3월 22일(현지 시각)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 회의에서 기준금리 인상의 보폭을 줄여 ‘베이비 스텝(Baby step │ 기준금리 0.25%포인트 인상)’을 밟으며 인상한 4.75~5.0%로 뛰어 상단 기준금리 5.00%대 시대를 열어1.50%포인트에 달하는 미국과의 금리 격차는 여전히 불안 요인으로 꼽힌다. 기축통화국인 미국은 다음 달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추가로 올릴 것으로 예상된다. 한·미 간 금리 격차가 1.75%포인트까지 큰 폭으로 벌어질 우려가 크다. 북한의 잦은 핵실험 도발로 한반도의 지정학적 리스크까지 가해지면 1,322.2원(2023. 4. 11일 기준)을 넘어선 원·달러 환율이 더욱 높아지고 주식시장에서는 외국인 투자 자금이 썰물처럼 빠져나갈 우려가 크다.

 

환율이 올라가면 수출이 늘어나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수출액은 작년 10월부터 지난달까지 6개월 연속 감소했다. 이달 초순에도 이 흐름은 지속돼 올해 들어 이달 10일까지 100일간 누적된 무역적자는 258억 6,100만 달러로 집계됐다. 작년 같은 기간에는 79억 5,900만 달러 적자였는데, 적자 규모가 1년 만에 3.25배 이상 확대했다. 연간 기준 역대 최대였던 지난해 무역적자(477억 9,000만 달러)의 54.11%에 해당하는 수치다. 1992년 수교 이후 30년간 우리의 달러박스로 여길 정도의 무역 흑자국이었던 중국도 이제 그 처지가 완전히 뒤바뀌어 우리나라의 최대 무역 적자국이 됐다. 올해 대(對)중국 무역수지 적자는 1월 39억 7,000만 달러의 적자를 기록하며 같은 달 최대 무역 적자국에 올랐다. 한때 한국의 무역수지 흑자국 1위였던 중국이 이제는 무역수지 적자국 1위로 변하고 있다. 여기에 2월 적자 11억 4,000만 달러, 3월 적자 27억 7,000만 달러를 합산하면 규모가 무려 78억 8,000만 달러에 이른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12억 1,300만 달러 흑자국이었음을 감안하면 큰 충격이 아닐 수 없다.

 

대(對)중국 수출 부진 원인은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단기적으론 중국 경제의 침체를 들 수 있다. 중국의 지난해 경제성장률은 3.0%에 그쳤다. 석유와 석탄 등 에너지원까지 포함한 수입 증가율은 1.1%였다. 중국의 성장이 둔화하면서 화장품 등 소비재 수출이 크게 줄어들고 한한령(限韓令) 같은 각종 규제로 한국 게임 등이 중국 시장에서 대부분 밀려났다. 더 심각한 문제는 한·중 간 수출 상관관계를 약화시키는 ‘미국에 맞선 전략적 자주성 견지’와 ‘디커플링(Decoupling │ 탈동조화) 현상’ 심화에 있다. 지난 3월 28일 무역협회는 ‘최근 수출 부진 요인 진단과 대응 방향 브리핑’을 통해 “중국의 수입 둔화는 내수와 서비스 중심 성장, 생산 자급 능력 향상이 원인”이라며 “한국의 중간재를 수입해 가공 후 수출하는 상호 보완 관계가 약화됐다.”라고 진단했다. 

 

올들어 ‘디스인플레이션(Disinflation │ 물가상승률 둔화)’ 양상을 보이고 있는 물가도 안심할 수 없다. 소비자물가를 구성하는 전체 상품과 서비스 품목 458개 중 86.2%인 395개 품목이나 지난해보다 가격이 올랐다. 치킨 한 마리 값도 배달료를 포함하면 3만 원에 이를 정도다. 전기·가스 등 각종 공공요금이 줄줄이 인상 대기 중이고, 석유수출국기구(OPEC) 회원국과 러시아 등 비(非)OPEC 주요 산유국들의 협의체인 OPEC플러스(OPEC+) 소속 산유국들이 미국의 반대에도 원유를 하루 116만 배럴 감산키로 함에 따라 국제 유가도 꿈틀거리고 있다.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올해 1~2월 세수는 54조 2,000억 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22.5%인 15조 7,000억 원이나 감소했다. 3대 세목인 소득세(-6조 원), 부가가치세(-5조 9,000억 원), 법인세(-7,000억 원)는 물론 증권거래세(-8,000억 원), 관세(-7,000억 원), 교통세(-5,000억 원)까지 세수 부진은 전방위적으로 나타나고 있다. 연간목표 세수 대비 진도율 역시 고작 13.5%로 무려 17년 만에 가장 낮다. 상황이 이러다 보니 정부는 세수 확보를 위해 유류세 인하 폐지를 검토하고 있다. 이렇게 되면 휘발유 가격이 ℓ(리터)당 200원씩이나 오르게 된다.

 

수출과 내수 모두 빙하기(氷河期)가 길어지면서 지난해 4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이 ‘역성장(전기 대비 –0.4%)’을 기록한 이후 마이너스(-)가 이어지고, 지난해 재정적자 117조 원으로 역대 최대였고 무역적자도 477억 9,000만 달러로 역대 최대 규모를 기록하며 매달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다. 환율 급등 우려로 금융시장은 하루하루가 살얼음판이다. 더 심각한 것은 금융기관 3곳 이상에서 이미 대출받아 더 이상 추가 대출이 힘든 ‘다중채무자’는 무려 173만 명에 이르며 대출액은 720조 원이 넘는다. 다중채무자 1인당 평균 4억 2,000만 원을 대출했으며, 금리가 가파르게 상승한 지난 1년 반 사이 이자 부담액은 1인당 1,000만 원 정도 불어난 것으로 추정된다. 

 

흔들리는 수출, 얼어붙는 내수, 둔화하는 경기에 우리 경제는 특단 대책이 화급한 실정이다. 그런 데도 불구하고 정치권에선 위기의식을 찾아보기 어렵다. 서둘러 우리 경제는 ‘퍼펙트 스톰(Perfect Storm │ 총체적 복합위기)’에서 빠져나올 돌파구를 찾아야만 한다. 무엇보다도 대내외의 불안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성장 잠재력 제고와 경제 활성화에 총력을 기울일 수밖에 없다. 세제·예산 지원과 족쇄처럼 채워진 무거운 ‘모래주머니’와 같은 규제 사슬의 과감한 혁파, 노동 개혁, 경제의 ‘펀더멘털(Fundamental │ 기초체력)’을 키우는 등 기업 하기 좋은 환경을 만들어 신성장 동력을 집중적으로 육성해야 함은 물론 긴축 재정과 감세 중심의 경제정책 방향을 원점에서 재검토해야 한다.

 

또한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roject Financing │ PF) 대출 부실과 가계 부채 문제 등이 금융 시스템 리스크를 초래하지 않도록 옥석 가리기를 통한 방파제를 높이 쌓는 한편, 경쟁력이 없는데도 정부 지원에만 의존해 연명하는 한계기업(좀비기업)을 퇴출하는 구조조정을 강화하되, 일시적 자금난으로 위험에 처한 우량 기업은 유동성을 지원해 살려내야 한다. 지난해 전체 상장사의 18.6%가 3년 연속 영업이익이 이자 비용에도 미치지 못하는 한계기업(좀비기업이라는 한국은행 추정치임을 감안하면 가볍게 간과할 사안이 결코 아니다. 무엇보다도 수출 지원과 투자 증대에서 우리 경제의 활로를 찾아야만 한다. 글로벌 수요 둔화에 어려움을 겪는 수출기업에 힘을 실어주기 위한 무역금융 지원책도 서둘러 마련해야만 한다.

 

작가·칼럼니스트(, 서울시자치구공단이사장연합회 회장, 성북구도시관리공단 이사장 /

, 소방준감, 서울소방제1방면지휘본부장, 종로·송파·관악·성북소방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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