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TEST NEWS
2024.05.01 [08:52]
‘탄소감축목표’ 실패하면 2100년쯤 불가역적 기후재앙 발생UN
18세기 중반 산업혁명 이래 270여 년 동안 지구 평균기온 1.1℃ 상승 기후변화속도 늦추지 못하면 2100년 지구기온 2,8℃ 높아져 인류 통제력 상실 |
이 같은 기후 위기는 전적으로 지구의 인구팽창과 직결된다. 사람을 먹여 살리기 위해서는 끊임없이 에너지를 공급해야 했을 뿐만 아니라, 그 많은 사람들의 무한한 욕망을 채우기 위한 물질문명의 급속한 발전은 에너지 소비를 기하급수적으로 팽창시킨 결과이다. 세계인구의 팽창 속도를 살펴보면 이러한 에너지 소비에 따른 기후변화의 양상이 쉽게 이해된다.
인류의 산업혁명이 꿈틀거리기 시작한 1752년 무렵 세계인구는 10억 명가량이었던 것으로 파악된다. 그러던 게 산업혁명에 따른 물질의 풍요와 과학 문명의 발달 및 의료산업의 발전 등에 따라 1925년 무렵 20억 명으로 두 배 늘어났고, 1987년 50억 명, 2022년 80억 명 등으로 급팽창하였다. 1925년에서 2022년까지 약 100년 만에 20억 명에서 80억 명으로 무려 4배 늘어났다. 앞으로 4반세기쯤 지난 2050년에는 드디어 100억 명을 돌파할 것이라고 한다.
이와 같은 인구의 급팽창은 당연히 에너지 소비의 급팽창을 야기했고, 그 결과는 이산화탄소등 온실가스의 급속한 배출로 인한 지구온난화, 그리고 기후변화 위기를 초래한 것이다. 이처럼 인류의 생존마저 위협할 기후변화의 위기 한가운데서 인류의 현재와 미래를 예리하게 짚어보는 연구보고서가 나와 전 지구적 초미의 관심사로 떠올랐다. 이를 소개해 본다.
전 세계 195개 회원국에서 1천여 명의 전문가가 모여 ‘온실가스 배출로 인한 지구온난화와 기후변화 위기’를 심도 있게 논의한 UN 산하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 간 협의체, 이하 IPCC>는 지난달 20일 스위스 인터라켄 총회에서 <제6차 기후변화 평가 종합보고서>를 만장일치로 승인했다.
이 보고서는 “각국이 국가온실가스감춤목표(NDC)를 더 높이지 않고 지금 추세대로 온실가스 배출량이 지속적으로 늘어날 경우, 지구 평균온도 상승 폭(중앙값)이 2100년까지 2.8℃(2.1~3.4℃)에 이르러 기후변화가 인류의 통제를 벗어난 위기를 초래할 것”이라는 비관적 전망을 내놓았다.이 보고서에 따르면 2011~2020년 지구 표면온도는 18세기 중반에 시작된 ‘산업화 시대’ 이전보다 겨우 1.1℃ 높아졌음에도 이미 기후위기가 현실화했는데, 2100년 무렵 2.8℃까지 상승한다면 급격한 지구온난화의 결과로 해수면 상승, 남극빙상 붕괴, 생물다양성 손실 등 인류의 힘으로는 되돌이킬 수 없는 ‘불가역적 기후위기’가 초래될 것이라고 한다. 그에 앞서 가까운 미래인 2040년쯤이면 지구 기온이 1.5℃ 상승하여 심각한 기후위기 단계에 들어갈 것이라고 분석했다.
보고서의 내용을 한마디로 줄이면, 주로 온실가스 배출을 통한 인간의 활동이 지구온난화를 초래한 것이 명백하며 온실가스의 감축만이 기후위기를 극복할 방안이라는 것이다. 그리고 우리가 지금 겪는 ‘손실과 피해’는 미래에도 여전히 이어질 것이며, 지구상에서 가장 취약한 부분인 ‘기후 약자’들과 생태계가 가장 강하게 타격받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즉, 80억 지구 인구의 절반가량은 거의 모든 면에서 기후위기에 매우 취약한 ‘기후 약자’들인데, 기후변화를 가장 덜 촉발한 이들이 기후변화의 가장 심한 피해자라는 점에서 전 세계의 ‘기후정의’가 바로 세워져야 한다는 것이다. 다시 말해 산업화의 결과로 풍요를 누리는 국가들보다 산업화에 뒤처진 후진국들의 국민이 바로 ‘기후 약자’이며 부자 나라들이 가난한 나라들의 사람을 돕는 ‘기후정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IPCC는 지구의 기후위기는 나라별로도 그 피해 정도가 심하게 차이 나지만 세대별로도 피해 정도가 크게 구별된다고 지적했다. 최근에 태어난 우리의 아이들은 전 세대를 통틀어 기후변화를 가장 덜 유발했지만. 앞선 세대들이 초래한 기후변화의 결과로 말미암아 지구 평균온도가 산업화 이전 대비 1~4도 높은 세상에서 위험을 안고 살아가야만 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편, 이 보고서는 “예상대로 매우 어두운 전망이 담겼지만, 기후변화를 완화하고 변화에 적응할 기회는 아직 남아있다. 이 마지막 기회를 붙잡아야만 한다”라고 덧붙였다.
‘세계의 기후변화 교과서’ 또는 ‘기후변화 대응의 글로벌 스탠더드’라는 명성을 지니면서 세계적 권위를 인정받고 있는 UN <기후변화 평가 종합보고서>는 이번의 6차 보고서 이전까지 모두 다섯 차례 발표되었다.
IPCC 설립 3년째인 1990년 발표된 <1차 보고서>는 이산화탄소를 비롯한 온실가스의 방출을 제한하여 지구온난화를 방지하기 위한 <UN기후변화협약>의 출범에 결정적인 영향을 주었다. 그리고 1995년에 발표된 <2차 보고서>는 선진국의 온실가스 감축 목표치를 규정한 <교토의정서 Kyoto Protocol>의 토대가 되었고, 2015년 <5차 보고서>는 선진국뿐만 아니라 195개 당사국 모두에게 구속력 있는 보편적 내용의 합의서인 <파리기후변화협약 Paris Climate Change Accord>을 이끌어냈다.
IPCC(Intergovernmental Panel on Climate Change)는 기후변화와 관련된 전 지구적 위험을 평가하고 국제적 대책을 마련하기 위해 세계기상기구(WMO)와 유엔환경계획(UNEP)이 공동으로 1988년에 설립한 국제협의체이다. 현재 195개 회원국의 기상학자, 해양학자, 빙하 전문가, 경제학자 등 3천여 명의 전문가로 구성되어 있다. IPCC는 인간이 기후변화에 미친 영향을 연구하고, 기후변화 문제의 해결을 위한 초석을 다지는 데 노력한 공로를 인정받아 2007년 미국 전 부통령 앨 고어(Al Gore)와 함께 노벨평화상을 수상했다. 한국의 계명대학교 환경대학장과 고려대학교 그린스쿨대학원 에너지환경정책 교수 등을 지낸 이회성씨(78)가 지난 2015년부터 의장을 맡아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