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맥시코 판사도 선거로 뽑는 충격적 이유

정치적 혼란 속 사법부 신뢰 회복을 위한 급진적 개혁

부패와 범죄 연루된 사법부, 국민이 직접 판결권 행사

삼권 분립 위기: 민주주의 강화인가, 정치적 불안정인가

김학영 기자 | 기사입력 2024/10/08 [06:51]

맥시코 판사도 선거로 뽑는 충격적 이유

정치적 혼란 속 사법부 신뢰 회복을 위한 급진적 개혁

부패와 범죄 연루된 사법부, 국민이 직접 판결권 행사

삼권 분립 위기: 민주주의 강화인가, 정치적 불안정인가

김학영 기자 | 입력 : 2024/10/08 [06:51]

멕시코는 현재 심각한 정치적 혼란과 사법부 개혁을 둘러싼 논쟁에 휩싸여 있다. 2024년 대선을 앞두고 60명 이상의 정치인이 암살되는 등 폭력적인 선거 환경이 조성되면서 민주주의의 위기가 심화되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오브라도르 대통령은 급진적인 사법부 개혁을 통해 판사를 선거로 선출하겠다는 헌법 개정안을 추진하고 있다. 하지만 이 개혁안은 민주주의의 근간인 삼권 분립을 해칠 수 있다는 우려를 낳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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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브라도르 대통령은 멕시코의 사법부가 부패와 조직 범죄에 연루되어 있다고 주장하며, 사법부 개혁의 필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현재 멕시코의 사법부는 부패한 판결과 부자들의 이익을 보호하는 데 치중해 있다는 비판받고 있다(사진=픽사베이)    

 

2024년 6월, 대통령, 시장, 상·하원 의원 등 주요 공직자를 동시에 선출하는 이 선거는 멕시코 정치의 중요한 분기점이 될 것으로 이었다. 그러나 선거 기간 동안 정치인 암살 사건이 빈번하게 발생해 후보자들의 안전이 큰 우려로 떠오르고 있다. 특히 조르지 후에르타와 같은 시장 후보가 총격으로 사망하는 사건이 발생하면서 정치인에 대한 폭력은 멕시코 민주주의에 심각한 위협으로 작용하고 있다. 

 

폭력 사태는 과거에도 발생했으며, 이에 따라 많은 후보자들이 출마를 포기하거나 두려움을 느끼고 있다. 2014년에도 최대 60명의 정치인이 선거 기간 동안 피살되었고, 현재까지도 정치적 폭력은 멕시코 전역에 만연해 있다. 이는 민주주의의 기본 원칙을 훼손하는 행위로, 멕시코 정부는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약 500명의 후보자를 위한 보호 프로그램을 확대했지만, 그 효과는 미미하다. 정치적 불안과 카르텔의 영향력은 후보자들이 자유롭게 출마하지 못하게 하는 주요 원인이며, 이는 멕시코 정치의 현실을 반영하고 있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오브라도르 대통령은 멕시코의 사법부가 부패와 조직 범죄에 연루되어 있다고 주장하며, 사법부 개혁의 필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현재 멕시코의 사법부는 부패한 판결과 부자들의 이익을 보호하는 데 치중해 있다는 비판을 받고 있으며, 이를 해결하기 위한 방안으로 판사를 국민의 투표로 선출하겠다는 급진적인 개혁을 추진하고 있다. 이 개혁안에 따르면 모든 연방 판사와 대법관을 선거로 선출하게 되며, 이를 통해 사법부의 신뢰를 회복하고 민주주의를 강화하겠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개혁안은 많은 논란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판사를 선거로 선출할 경우, 정치적 영향력을 받게 될 가능성이 높으며, 이는 사법부의 독립성을 훼손할 수 있다는 우려가 있다. 또한 선거로 선출된 판사가 갱단의 위협을 받게 될 경우, 판결의 공정성이 더욱 의심받을 수 있다. 특히 익명성을 보장하는 '후드 판사 제도'가 제안되었지만, 이는 또 다른 문제를 초래할 수 있는 위험성이 있다. 판사 직선제가 도입될 경우, 현직 판사들은 선거 운동을 해야 하고, 판결을 홍보하는 과정에서 판사직의 신뢰성은 더욱 떨어질 가능성이 크다.

 

오브라도르 대통령의 사법 개혁 추진은 그의 높은 지지율과 맞물려 진행되고 있다. 그는 빈곤층을 위한 현금 지원과 최저임금 인상 정책을 통해 지지율을 높였으며, 멕시코 경제는 12,000달러에서 2만 달러로 성장했다. 이러한 경제 성장은 미중 무역 갈등의 영향으로 멕시코가 수혜를 입으면서 가능해졌다는 분석이 있다. 미국 기업들이 중국 대신 멕시코에 공장을 세우기 시작하면서, 멕시코는 경제적 도약의 기회를 잡았고, 이에 따라 오브라도르 대통령의 지지율도 70% 이상으로 유지되고 있다.

 

그러나 사법 개혁이 외국인 투자자들에게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삼권 분립이 무너질 경우, 멕시코의 법치주의가 약화되고, 부패한 판결이 만연할 것이라는 우려로 인해 투자를 꺼리게 될 수 있다. 특히 미국 대사는 멕시코 사법부의 불공정 판결이 멕시코 경제에 큰 타격을 줄 수 있다고 경고했으며, 이는 멕시코의 경제적 미래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이와 같은 우려에도 불구하고, 멕시코의 사법 개혁은 2024년 상원에서 67%의 찬성률로 통과되었으며, 32개 주에서 과반수 이상의 지지를 얻어 헌법 개정이 최종적으로 확정되었다. 이로 인해 앞으로 2년 내에 판사 직선제가 시행될 예정이며, 연방 대법관을 포함한 모든 판사가 선거로 선출될 예정이다. 

 

멕시코의 사법 개혁은 국민투표를 통해 결정된 만큼, 민주적인 절차를 거쳤다는 점에서 의의를 갖는다. 그러나 이러한 변화가 실제로 멕시코의 사법부 신뢰를 회복하고, 정치적 혼란을 해결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이다. 앞으로 멕시코는 사법 개혁의 결과를 지켜보며, 삼권 분립과 민주주의를 지키기 위한 새로운 도전에 직면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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