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TEST NEWS
2024.10.16 [20:16]
기후위기 속의 ESG 투자도 안개속으로정치적 반발과 그린워싱: ESG 투자 신뢰의 위기
|
실적 부진은 ESG 투자에서 가장 큰 장애물로 작용했다. Morgan Stanley의 자료에 따르면, ESG 펀드는 지난 12개월 동안 11%의 수익률을 기록한 반면, 전통적인 주식 펀드는 21%의 수익률을 기록했다. 특히 청정 에너지 섹터는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성과를 보였고, 화석 연료 주식은 에너지 비용 상승과 우크라이나 전쟁 등의 지정학적 긴장으로 인해 급등하면서 투자자들의 주목을 받았다.
이와 더불어 ESG 투자는 정치적 반발의 중심에 서 있다. 특히 미국에서는 ESG 투자에 대한 반대 여론이 거세지고 있으며, 공화당 측에서는 ESG 투자에 대해 비판적인 시각을 강하게 드러내고 있다. 블랙록(BlackRock)의 CEO 래리 핑크(Larry Fink)는 "ESG가 무기화되었다"고 발언하며, ESG라는 용어 자체와 거리를 두려는 모습을 보였다. 이러한 정치적 상황은 ESG 투자의 확산을 저해하고, 기업들이 녹색 투자를 조용히 진행하려는 '그린 허싱(green-hushing)' 현상을 유발했다.
뿐만 아니라 ESG 부문에서 발생한 스캔들은 투자자들의 신뢰를 더욱 약화시켰다. 기업들이 환경 보호 노력을 과장하거나 거짓으로 진술하는 '그린워싱(greenwashing)' 사례가 증가하면서 ESG 펀드에 대한 의심이 커지고 있다. 독일의 자산운용사 DWS는 그린워싱 혐의로 1900만 달러의 벌금을 부과받은 바 있다. 이러한 일련의 사건들은 ESG 투자에 대한 신뢰를 흔들었고, 결과적으로 투자자들은 전통적인 투자로 돌아가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ESG 투자의 장기적 전망은 여전히 긍정적으로 평가되고 있다. 지속 가능한 투자에 대한 글로벌 관심은 여전히 높으며, 장기적으로는 친환경 자산이 더 나은 성과를 낼 것이라는 기대가 존재한다. 예를 들어, 유니레버(Unilever)의 전 CEO 폴 폴먼(Paul Polman)은 ESG 투자가 결국 "성과를 거둘 것"이라고 주장했고, 마이크로소프트 공동 창업자인 빌 게이츠(Bill Gates) 역시 ESG 투자가 "리스크 프로필이 낮다"고 평가했다.
바클레이즈는 ESG 주식형 펀드가 5월에는 다시 순유입으로 전환되었다고 보고하며, 일부 자산 관리자들은 세계 경제가 회복됨에 따라 에너지 전환과 탈탄소화의 기회와 함께 ESG 투자가 더 나은 성과를 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또한 금융감독청(FCA)이 제시한 지속가능성 라벨 등 다양한 규제와 정책 변화도 ESG 투자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채권 부문에서도 ESG 투자에 대한 관심이 이어지고 있다. ESG 라벨이 붙은 채권은 올해 4월까지 220억 달러를 모았으며, 이는 지속 가능한 투자에 대한 투자자들의 관심이 여전히 지속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특히 생물다양성 보호와 같은 환경적 이슈를 다룬 채권은 발행량이 증가하고 있으며, 이는 투자자들이 장기적 관점에서 지속 가능한 투자를 고려하고 있음을 시사한다.
미국에서는 ESG 투자에 대한 정치적 공격이 심화되고 있으나, 유럽은 이를 더 적극적으로 지지하고 있다. 유럽연합(EU)은 ESG 투자에 대한 투명성을 높이고 그린워싱을 방지하기 위한 EU 택소노미(EU Taxonomy)를 개발했다. 이 시스템은 환경적으로 지속 가능한 경제 활동을 정의하고 투자자들이 지속 가능한 프로젝트를 쉽게 식별할 수 있도록 돕는다. 이를 통해 투자자들은 더 신뢰할 수 있는 ESG 투자를 할 수 있게 되었으며, ESG 투자에 대한 신뢰를 회복하는 데 기여하고 있다.
ESG 투자의 장기적 실행 가능성은 여전히 견고하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투자자들은 단기적인 성과보다는 장기적인 관점에서 지속 가능한 투자 전략을 고수할 필요가 있으며, 기후 변화가 글로벌 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커질수록 ESG 투자의 중요성은 더욱 부각될 것으로 보인다. 또한 규제가 진화함에 따라 ESG 투자는 더욱 정교해질 것이며, 그린워싱 사례가 줄어들고 ESG 투자에 대한 신뢰도가 상승할 것이다.
결국, 현재 ESG 투자는 정치적 반발과 실적 부진, 스캔들로 인해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여전히 성장 가능성이 크다. 기후 변화와 관련된 리스크는 계속 증가할 것이며, 기업들은 더 이상 환경적, 사회적 책임을 무시할 수 없는 상황에 놓여 있다. 탄소 중립을 목표로 한 전 세계적인 정책 변화와 규제 강화는 기업들이 지속 가능한 경영 방식을 채택하도록 압박할 것이며, 이는 장기적으로 ESG 투자의 성과를 높이는 데 기여할 것이다.
따라서 투자자들과 펀드 매니저들은 ESG 투자에 대한 신뢰를 회복하고, 장기적인 관점에서 지속 가능한 투자 전략을 세우는 것이 중요하다.